여성 색소폰 연주자 진푸름

뉴스일자: 2012년08월15일 15시41분



베를린)젊고 예쁜 여자 진푸름씨가 내는 색소폰 소리는 많은 세월을 산 사람의 소리처럼 울림이 컸다. 체구가 크지 않은 여자가 색소폰을 부는 게 신기했다.

색소폰, 드럼, 피아노, 콘트라베이스까지 4명의 연주자가 지난 2일 밤, 문화원 무대에 올랐다. 4가지 악기가 어우러져 하나의 곡을 이루지만 팀 리더인 색소폰 연주자 진푸름씨에게 시선이 자꾸 갔다.

색소폰 연주자 진푸름씨와 드럼의 김민찬씨, 피아니스트 폴 커비(Paul kirby)씨 콘트라 베이스에 마틴젠커씨가 한국을 떠나 유럽에서 3주 동안 공연 투어를 했는데 그날 베를린 공연이 마지막 날이었다.

투어는 'Edinburgh Jazz & Blues festival'에 참가하게 되면서 스코트랜드 에든버러에서 시작됐다. 7월 25일 'Paul kirby East-West Quartet' 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했다. 이 이름은 유러피안인 피아니스트 폴과 베이시스트 마틴, 그리고 한국인인 진푸름씨와 드러머 김민찬씨가 모였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 지었다.

에든버러에 있는 JAZZ BAR라는 클럽에서 빅밴드, 그리고 각종 로컬 뮤지션들과도 연주했고, 그 후에 뮌헨 일대, 함부르크에 있는 각종 클럽과 갤러리에서, 그리고 베를린에 위치한 한국 문화원에서 공연했다.

3주 동안 투어를 하는 동안 한국말 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그날은 한국 관객이 많아 고향에 온 것 같다며 리더인 진푸름씨는 중간 중간 곡에 대한 설명을 한국어로 해 주었다. 독일 관객을 고려해서 마틴 젠커씨는 독일어로 설명을 해 주었다.

그날 연주한 곡은 재즈 스탠다드로 유명한 Star dust, 앵콜 곡이었던 Bye bye black bird, 위대한 피아니스트 이자 훌륭한 작곡자인 Cedar walton의 곡들과 John coltrane 의 명반인 Soul trane에 수록되어있는 Theme for ernie, 그 외에 폴 커비씨가 작곡한 곡들로 연주 했다. 주로 Bebop과 Hardbop 이 바탕이 된 곡들을 연주했다. 그들의 팀의 색깔 또한 그런 스타일에 가깝다고 한다.

진푸름씨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치고 음악을 좋아했었는데 그땐 음악을 전공으로 삼고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다가 중학교 때에 옆 학교 고등학교 밴드부의 공연을 우연히 보고는 이거다! 싶어서 부모님을 설득하여 시작 하게 되었다.

색소폰은 마치 그녀의 운명처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끌어당겼고 처음에는 클래식을 공부하다가 Kenji omae 선생님을 만나 본격적으로 재즈를 공부하게 되었다.

우연히 John coltrane의 Coltrane's sound 앨범을 듣고는 아 이런 음악도 있구나! 이런 소리도 낼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전율이 왔고 그때부터 재즈에 빠져들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여자가 재즈를 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데 색소폰은 더군다나 체력을 많이 요하는 악기이기에 좋았던 만큼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색소폰 부는 게 너무 즐거워서 그리고 색소폰과 더 오래 함께 하고 싶어서 틈틈이 체력보강을 했다. 아무래도 체구가 남자보다 작고 체력도 약하기 때문에 몸을 덜 쓰면서도 파워풀한 소리가 나도록 많이 연구하고 노력했다고 한다.

4명이 한 팀으로 일하게 된 계기는 그녀가 나온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 음악과에서 출발한다. 드러머 김민찬씨는 그녀와 같은 해에 학교에 입학한 친구이자 동문이다. 마틴 젠커씨는 2008년에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 음악과에 베이스, 앙상블을 담당하는 교수로 부임하면서 한국에 오게 되었다.

그때에 그녀는 마지막 학기였는데 마틴씨의 Bebop class 수업을 듣게 되면서 인연이 시작 되었다. 김민찬씨도 같이 수업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는데 졸업 후에도 재즈클럽에서 만나 종종 잼세션을 하다가 본격적으로 함께 연주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후에 마틴 젠커씨가 유럽에 있을 때 함께 연주활동을 했었던 폴 커비 씨를 한국에 초대하며 우리나라를 소개했고 그 후에 백제대학교 재즈 피아노과에 교수로 부임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같이 팀 활동을 하게 되었다. 폴 커비(Paul kirby)는 캠브리지 수학과 학사, 석사를 졸업했는데 그 후에 재즈 피아노로 전공을 바꾸고 뉴욕에서 공부하고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이색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현재 한국에 있는 재즈 클럽에서 그녀의 이름으로 된 Quartet의 리더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주로 알토 색소폰을 연주하고 소프라노도 연주한다.

진푸름씨의 드러머인 친구이자 동문인 김민찬씨 역시 우리나라 재즈신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드러머이고 가장 많이 연주하는 드러머로 손꼽히고 있다. 김민찬씨와 함께 그녀는 한국에 대표 재즈 매거진 '재즈피플' 에서 2012년 Rising star 로 선정되었다.

이번 투어 때 라이브 앨범을 내려고 뮌헨에서 한 공연 중에 녹음을 했다. 이것으로 앨범 발매 할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확실히 결정하지 않았지만 가능하면 발매를 하려고 한다고 한다.

앞으로는 아무래도 자주 모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 국적이 다르고 마틴 젠커씨가 경희대 강의를 잠시 그만 두고 유럽으로 돌아간 상황이라 모두 한 번에 모이기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예전만큼 자주는 아니어도 이런 기회를 만들어 계속 함께 활동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3주 동안 투어를 하며 느낀 것은 이곳 분들은 정말 재즈를 많이 좋아하고 즐길 줄 아시는구나 그리고 정말 자연스럽게 음악을 듣고 반응 한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한국의 재즈씬은 지금 계속 성장하는 과정인지라 아직 재즈가 생소한 분들이 많고 주로 20대 30대가 공연을 관람하곤 합니다. 근데 이곳은 주 관객 연령대가 어르신들이 많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만큼 독일 재즈의 세월과 역사가 느껴지는 거 같았거든요. 우리나라도 더욱 재즈 뮤지션과 재즈 팬의 역사가 깊어지고 길어지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베를린 공연은 이번 투어 중에 제가 가장 잊을 수 없는 공연이었는데요 먼저 제가 투어 한 곳 중에 한국 분들이 가장 많으셨고 너무 더운 실내 공기에도 아랑곳 않고 모두가 흐트러짐 없이 공연을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너무나 감동이었습니다.

저희 멤버 모두 이번 투어 최고의 공연과 관객들이었다고 다들 너무 만족해 했었구요. 관객 중에는 덴마크에서 일부러 제 공연을 보러 온 분도 계셨는데 알고 보니 몇 년 전에 한국에서 저희 공연을 본적이 있으셨던 분이더군요. 일부러 저희 공연 보려고 멀리서 찾아와주시고... 하나하나 제게는 감동이고 감사가 넘치는 시간 이었습니다."

진푸름씨는 끝으로 홍대 앞에 '클럽 팜'이라는 조그마한 클럽을 소개했다.

넷이 본격적으로 연주를 시작했고 현재는 한국을 떠난 마틴 젠커씨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과 계속 연주하고 있는 곳이다. 첫 데뷔 무대이기도, 하고 매주 수요일마다 연주한지 벌써 7년차에 접어든 집 같고 고향 같은 곳이라고 한다.

조만간 진푸름씨의 이름으로 된 앨범 발매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798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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