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상냥한 정여사가 들려주는 세상이야기(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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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07월30일 00시00분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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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정여사가 들려주는 세상이야기(14)
우리를 흔드는 불편한 사진 – 세상을 바꾸는 생색내기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시인 안도현

 

2018년 여름 한 사진작가의 빈곤고발용 사진이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세계 언론 사진재단(World press photo foundation)포토저널리즘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로 재단 소셜미디어에 이탈리아출신의 사진작가 알레시오 마모의 꿈의 음식시리즈를 게재했다. 작가는 인도의 가난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 사진을 찍으면서 그들에게 식탁에 앉아 먹고 싶은 음식을 상상해보라고 주문했다. 각종 과일과 고기 등으로 차려진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보기에도 영양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서있다.

 

빨간색 식탁보위에 놓인 화려한 음식과 대조되는 불쌍한 아이들의 이미지를 담은 그 사진들은 세계에 충격을 주었고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명성을 위한 이기심으로 윤리를 저버린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단지 주목을 끌기 위해 아동들의 인권을 배려하지 않고 자극적인 이미지만 부각시키는 일종의 빈곤포르노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빈곤포르노, 국제구호단체들이 굶주림에 고통 받는 어린이를 돕자며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배가 부풀어오른 아이들의 사진으로 동정심을 유발하여 모금을 유도하는 방식을 비판할 때 자주 사용되는 용어이다. 게다가 사진에 있는 음식들이 플라스틱으로 제조된 모형이라고 밝혀지면서 가진 자들의 위선을 넘어 자본주의의 갑질이라는 논란까지 이어졌다.

 

그러자 작가는 그 사진의 취지에 대한 설명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매년 5세 미만 아동 210만명이 영양실조로 죽는 나라가 인도이며,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인도에서는 약 3억명이 하루 1달러미만의 수입으로 살면서 극도의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가난하면 인권도 없냐는 비판여론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방송용으로 조금 도와주고 우쭐대는 생색내기이다”, “스스로 구제할 생각은 안 하면서 남들한테 손 벌려 후원 받을 생각만 한다’, “그들이 불쌍하면 자신들이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들과 똑 같은 생활을 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표현도 있다. 나도 한때는 부와 명성을 가진 유명인사들이 참여해 기부금을 모으는 만찬파티와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 깜짝 쇼를 펼치는 정치가들의 기부를 가진 자들의 위선으로 치부하며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앞장선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일에 동참하게 되고 그 캠페인은 성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 ‘가난은 나라님도 못 구한다라는 한국 속담이 있다. 큰 목소리는 아니지만 사진의 본래 의도에 맞게 해석하면서 잔인한 장면이지만 의도는 좋았다”, “실제로 빈곤퇴치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비판만 하면 안 된다”, 사진을 찍은 후 보상도 해주었을 거다.”라며 호응하는 여론도 있었다.

그 사진의 핵심논점은 그 아이들의 빈곤상태를 여과 없이 알리는 것이었다고 본다. 우리가 사는 세상 어느 한쪽에서는 음식을 잔뜩 차려놓고 다 먹지 못해 버리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음식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기가 막힌 현실을 고발하고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했을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경시한 사례로 거론되는 독수리와 소녀란 사진이 있다. 1994년 사진기자 케빈 카터는 그 사진으로 언론계의 노벨상이라는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아프리카의 기아에 대해 취재하던 중 수단남부에서 우연히 굶주림에 지쳐 무릎을 끓고 엎드린 소녀와 마주쳤다. 그 뒤로는 소녀가 쓰러지면 먹잇감으로 삼으려는 살찐 독수리가 소녀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소녀의 사진은 전 세계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동시에 엄청난 비난도 받았다. 즉 촬영보다 먼저 그 소녀를 도왔어야 했다는 것이다.

 

실상은 이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분쟁지역을 취재하던 카터는 휴가 때 항공비를 빌려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는 수단으로 향했다. 그는 굶어 죽어가는 수많은 수단사람들에게 구조의 손길을 닿게 하자는 사명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한 소녀가 급식센터로 향하는 것을 보고 사진을 찍으려 할 때 독수리 한 마리가 내려앉는 것을 보았다. 셔터를 누른 후, 그 독수리를 쫓아냈고 그 어린 소녀는 다시 급식센터로 향했다. 그는 원래부터 아프리카의 참상에 대해 취재해왔고 더 심각한 사례도 목격했으며, 기자로서 사진을 찍으면서도 인간적인 슬픔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결국 케빈 카터는 수상 3개월 후 동료취재기자가 취재현장에서 사망한 것에 충격을 받고 중압감을 못 이겨 33살의 젊은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가 남긴 사진은 아프리카의 기아를 세계에 알리는데 큰 공헌을 했다.

처음부터 순수한 박애정신으로 인권을 중시해가며 남을 돕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유명해지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서 남을 돕는 척 할지라도 그로 인해 단 1%의 변화라도 일어난다면 긍정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갑질생색은 유독 한국인들이 싫어하는 단어들이다. ‘겸손을 최고의 미덕 중의 하나로 여기는 한국의 풍토에서 생색내기는 자칫하면 화를 부를 수 있다. 반면에 서비스 정신이 희박한 독일에서는 갑질의 의미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성경의 가르침이 무색하게 생색자랑질은 독일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생색내기는 어쨌거나 좋은 일, 선한 일을 한 후 알리는 것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사람들은 나쁜 일,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고 나서 생색내지는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생색을 내야 주변에 좋은 일들이 알려지고 나비효과처럼 세상을 조금씩, 조금씩, 좀 더 아름답게 바꾸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누가 생색을 내면 맞장구를 쳐주자.

 

2012년 한국에서 사장님의 생색이라는 기사가 뉴스에 나왔다. 그는 신도시에서 맥주집을 운영하는데 손님들을 위해 무료로 두툼한 계란말이를 대접한다. 그 계란말이 위에 케챱을 이용해 큼직하게 서비스라고 적어놓았다. 그 덕분에 웃음도, 손님도 연일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행복한 생색이다.

1085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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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 (redaktion@kyoposhinmun.d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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