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 분수에서 공해 쓰레기를 건져오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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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07월30일 00시00분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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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에서 공해 쓰레기를 건져오는 개
소양자
 
15시간 햇볕 34도 더운 날씨에 친구와 재미있는 반나절을 보냈다. 요즈음 영국에서 시작한 옥스 팜(중고 물건들을 스폰 받아 팔아서 제 3국을 도와주는 봉사 단체) 과 한국 문화 회관을 도와주는 일 때문에, 자주 만나는 연하의 친구다. 그녀는 나와 반대로, 아주 활동적이고, 완벽주의 이고(나는 덤벙 덤벙: 웃음) 몇 년 간 이곳에 와 있는, 한국의 모 회사장 부인으로, 한마디로 팔방미인이다.
 
그녀는 이 더운데 집에서 콩 국수를 해 준다고 하기에 거절하고, 싸고 맛있는 중국집에 가서 왕 새우와 채소를 넣어 볶은 잡채(겨우 만원!!)를 맛있게 먹고, 옆의 밀라노 아이스크림 집에 가서 에스프레스에 아보카도 아이스크림을 넣은 커피를 즐기고, 그녀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남들은 이 더위에 일하며 돈을 버느라고 야단 들 인데, 그녀는(사회학자) 당분간 백수건달 이라고 했고, 나는 부처 신랑에게 은밀한 데이트예요. 그래서 전화도 안 받을 거예요하고, 나갔기에, 정말 홀가분한 '자유 부인'이었다.
 
아이스 살롱에서 너무 많이 먹고 마시고 그냥 앉아있기가 조금 거북해서, 수공예 박물관의 정원으로 갔다. 지구 온난화로, 온 세계가 불 끓듯 덥고, 스웨덴, 미국 등에선 화제로 난리이고, 일본에선 벌써 더위로 94명이 사망했다. 독일도 가뭄이라서 농작물이 다 타 버렸고, 옥수수는 아예 열리질 않았다고 걱정들 이다. 공원 안에 조그만 분수가 있었고 돌로 된 의자들이 빙 둘러 있기에, 우리도 그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또 다른 명 쌍의 젊은이들이 조용히 대낮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저쪽 나무에서 방뇨를 하고 진짜 거지같은 남자가 나타났다: 40세 쯤 되는 저린 땀 냄새가 진동하고 신발은 다 떨어져서 발가락이 보이고, 머리는 지푸라기 같은 산발이고, 위통을 벗었는데 (, 예전엔 위통을 벗거나 이빨 사이에 고추가 끼어 있으면, 데이트를 하다 말고 도망갔었다. 웃음) 기괴한 문신 들이 보이는 , 정신이 나간 듯한 남자가 분수 앞에 오더니, 양말을 벗어서(팬티까지 벗을 까봐 맘을 조리고 있었다) 어디서 가져온 조그만 비누 조각으로 발도 씻고, 양말을 빨고, 지저분한 발을 담그고 앉아서 물끄러미 하늘을 보고 있었다. 독일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안타깝고 가여운 모습이라서 측은 했다.
내 친구가 또 특이한 자기만의 한- 독 철학을 (?) 하기 시작 했다: “저걸 보세요. 한국 같으면 지하철역이나 버스 휴게소나 어디서든지 공짜로 샤워를 할 수 있어요. 한국도 이젠 노후 보장이 잘 되어 있어서 자기만 원한다면 굶는 거지가 없고, 기초 연급도 상당히 받고, 싱글 아파트도 분양 받을 수 있는 살기 좋은 천국 이예요하며, 날 보고도 차후에, 만약에 혼자가 되시면, 우리 친정집이 있는 인덕원에 오세요. 1억 짜리 아파트도 있어요. 그러니까 오셔서 같이 고향에서 김치 먹고, 물마시며, 한국어 하며, 편하게 살아요.” 라고 했다. 내가 50년 전에 독일로 취업하러 왔을 때는 밥도 제대로 못 먹었었는데, 이젠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니 고맙고 자랑스럽다.
 
그런데 아주 재미있는 장면이 나타났다. 말의 억양을 들으니 이태리 발음을 하는, 배가 불룩 나온 어느 중년 남자가 잡종 개를 (아마도 5개의 피가 섞인 것 같다: 웃음) 줄에 멘 채 분수에 샤워를 시켰다. 그 노랭이 개는 우리 한국에서 반신욕을 하는 인간처럼, 물에 폴싹 주저앉아서 시원한 듯 눈을 감고 즐기며 나오질 않고 있었다. 우린 너무 신기해서 박수를 쳐 주었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그 다음 이었다. 그 개가 분수 안에 있는 쓰레기를 일일이 물어서 꺼내 왔다: 플라스틱으로 된 라이터, 나무 조각, 과일 찌꺼기들을 물고 와서 자기 주인 앞에 놓고 칭찬을 받곤, 또 들어가서 분수를 깨끗이 청소했다. 우린 너무 놀랍고 재미있어서 개 주인에게 어떻게 그렇게 그런 훈련을 시켰어요?” 라고, 물었다. 개 주인은 우리가 베니스 근처의 바다에 살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쓰레기를 너무 버려서 아침 마다 쓰레기가 둥둥 떠 있기에 그걸 한번 가져오게 했더니, 이젠 물이 있는 곳 마다 들어가 쓰레기를 가져와서 이젠 처치 곤란 입니다하며, 귀엽게 웃었다.
 
불교식으로 이해하면 이라고 생각하며 간단하지만, 다른 종교들을 가진 서양인들에겐, 개의 행동에 대한 답이 힘들게다. 아무튼 우린 그 개를 쓰레기 장관으로 모시자고 하며, 크게 웃었다. 분수에 모였던 사람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신기하게 개를 보고 있는데, 이젠 쓰레기가 없으니 심심하다는 표정으로, 개와 개 주인은 어느 사이에 슬그머니 사라졌다.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누가 욕을 하랴? 이젠 개가 사람보다 더 공해를 염려하는 것 같아, 매일 공해하며 사는 인간으로써 많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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